남아공 케이프타운 제이츠 MOCAA – 아프리카 대륙 최대의 현대미술관

1. 곡물창고의 변신 – 제이츠 MOCAA의 탄생

케이프타운(Cape Town) 워터프런트 지구 한가운데, 과거 곡물창고였던 57개의 거대한 사일로 건물이 독창적인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제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rt Africa, MOCAA)은 2017년 개관과 함께 전 세계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국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의 설계로, 원통형 사일로를 절개해 만든 중앙 아트리움은 건축 자체가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보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장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과거와 현재, 산업과 예술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By Matti Blume - Own work,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71040365

2.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중심 허브

제이츠 MOCAA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프리카 현대미술 전시 공간으로, 남아공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케냐, 세네갈, 가나 등 대륙 전역의 작품이 모입니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기존 서구 중심의 미술관과 달리 아프리카 작가들의 시선과 이야기를 중심에 둡니다. 특히 인종, 젠더, 식민지 역사, 환경 문제 등 아프리카 사회가 직면한 이슈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대륙 내부와 외부의 관람객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3. 문화적 자존심과 글로벌 네트워크

이 미술관의 설립 목적 중 하나는 아프리카 작가들이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존중받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유럽·미국 등지의 주요 미술관과 교류 전시를 진행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미술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서 높이고, 젊은 예술가들이 국제적으로 활동할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케이프타운의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며, 도시를 새로운 문화 수도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습니다.

 

4. 건축미와 관람 경험

제이츠 MOCAA를 찾는 이들은 예술작품뿐 아니라 그 건축미에 압도됩니다. 사일로 내부를 깎아 만든 유기적인 곡선의 중앙 공간은 마치 거대한 씨앗을 조각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광이 위에서 쏟아져 들어와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곳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경험은 ‘건축 속에서 예술을 보는’ 특별함을 줍니다. 옥상에서는 케이프타운 항구와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관람객들은 예술과 자연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5. 미래 세대를 위한 미술관

제이츠 MOCAA는 단순히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역할을 넘어, 교육과 사회적 참여 프로그램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청소년 무료 관람일, 지역 예술 워크숍,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아프리카의 차세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합니다. 이렇게 제이츠 MOCAA는 과거 곡물창고에서 출발해, 이제는 아프리카 대륙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문화 기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