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브로드 미술관 – 현대미술 컬렉터의 천국

1. 로스앤젤레스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 브로드 미술관

미국 서부의 문화 중심지인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오랫동안 영화와 대중문화의 도시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2015년 개관한 **브로드 미술관(The Broad Museum)**은 이 도시에 또 하나의 세계적 상징을 만들어냈습니다. 억만장자 자선가이자 현대미술 컬렉터인 **엘리 브로드(Eli Broad)**와 아내 에디스가 평생 수집한 작품들을 대중과 나누기 위해 설립한 이 미술관은, 개관 첫해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현대미술의 성지’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중심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맞은편에 자리한 브로드 미술관은 도시의 스카이라인 속에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상징적 건축물로 자리잡았습니다.

 

2. 독창적 건축, ‘벌집’을 닮은 파사드

브로드 미술관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에 있습니다. 건축사무소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Diller Scofidio + Renfro)**가 설계한 이 건물은 독특한 벌집 모양의 파사드로 유명합니다. 이 외관은 ‘더 베일(The Veil, 장막)’이라 불리는데, 빛을 자연스럽게 투과시키면서 내부 전시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관람객은 건물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더 볼트(The Vault, 금고)’라 불리는 수장고와 전시실을 거쳐 수집과 공유라는 브로드 미술관의 철학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건축과 예술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 이 공간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를 넘어 현대 도시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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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션의 보고

브로드 미술관의 핵심은 단연 방대한 현대미술 컬렉션입니다. 브로드 부부는 20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수집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상설 전시로 공개됩니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제프 쿤스, 장 미셸 바스키아, 신디 셔먼, 타카시 무라카미 등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 시리즈나 무라카미의 대형 팝아트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꼽힙니다. 또한 상설 전시 외에도 다양한 기획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며,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살아 있는 미술관으로 기능합니다.

 

4. 인피니티 미러 룸, 현대미술 체험의 절정

브로드 미술관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작품 중 하나는 일본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인피니티 미러 룸(Infinity Mirror Room)’**입니다. 무한히 반사되는 거울과 빛의 설치작품 속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끝없는 공간의 확장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SNS 시대에 특히 큰 인기를 얻으며, 브로드 미술관의 필수 체험 코스로 자리잡았습니다. 예술을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경험하는 immersive art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열광합니다. 이는 곧 브로드 미술관이 현대미술을 단순히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참여적이고 체험적인 예술의 장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5. 예술 공유의 철학, 대중과 함께하는 미술관

브로드 미술관의 설립 목적은 단순한 소장품 전시에 있지 않습니다. 엘리 브로드는 “예술은 사유물이 아니라 공유해야 할 공공재”라는 철학을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브로드 미술관은 무료 입장 정책을 고수하며 누구나 현대미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대규모 후원과 기부로 운영되는 미국 박물관의 전통 속에서도 드문 사례로,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혁신적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브로드 미술관은 오늘날 로스앤젤레스가 단순히 영화의 도시가 아닌, 세계적 예술 중심지로 거듭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